월간 신채원

사람이 하늘, 서울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이야기 하자

–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 창립, 동학에 대한 오해풀기

지난 9월 23일 문화공간 온에서 서울지역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의 창립대회가 개최되었다. 국악인 김숨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창립대회에는 김기준, 이상호 공동대표를 비롯한 윤경로 전 한성대학교총장, 윤석산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진윤식 동학농민혁명 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이 참석하였다. 이상호 공동대표가 창립선언문을 낭독하였고 윤경로 전 한성대학교 총장이 축사를 이어나갔다.
이날 윤석산 선생은 동학특강에서 “동학을 역사의 지평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중심에 있는 철학과 사상의 근원 속에서 동학과 동학사상의 혁명이 만난다면 동학혁명의 진정한 가치가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는 동학사상과 동학혁명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의 균형을 잡는 데 중심역할을 하며 동학 정신을 이어받고 120여 년 전 동학이 꿈꿔온 삶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일조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동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 풀기, 동학문화의 형상화, 동학생활의 일상화등 동학의 정신과 이름으로 다양한 사업을 할 계획을 밝혔다.
또 시대의 소리꾼 임진택 선생 행사장을 찾아 즉흥 판소리로 창립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임진택 선생은 동학을 주제로 창작 판소리를 제작하고 있으며 동학이 꿈꾼 세상을 소리로 펼쳐 가고 싶다고 뜻을 전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동학농민혁명의 흔적들을 서울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시대 동학이 가진 미래가치는 현재 물질 문명사회의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가치를 생각하는 인본주의 사상중에서도 큰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를 하늘과 같이 귀하게 여기며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평등한 권리를 갖는 인권의 출발이 바로 ‘동학’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는 이번 창립대회를 시작으로 남녀노소, 빈부귀천 없이 사람을 하늘처럼 모시는 동학 정신이 살아나는 희망 세상, 만유와 더불어 모심과 섬김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조화가 일상화되는 사회,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세계인들에게 자랑스러운 동학정신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는 2015년 최보따리 인문포럼의 결성으로 지난 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으며 현재까지 서울 시민청 동그라미방, 은혜공동체 교회 등 서울지역에서‘19세기를 풍미한 동학’, ‘동학이라는 이름’, ‘역사 속 동학의 이름들’, ‘존중과 배려로의 섬김’ 등 이 시대 동학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대중화하는 데 기여해왔다.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 회원활동의 방침은 ① 한울님(사람)을 속이지말라. ② 한울님(사람)을 거만하게 대하지 말라. ③ 한울님(사람)을 상하게 하지 말라. ④ 한울님(사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 ⑤ 한울님(사람)을 일찍 죽게 하지 말라. ⑥ 한울님(사람)을 더럽히지 말라. ⑦ 한울님(사람)을 주리게 하지 말라. ⑧ 한울님(사람)을 허물어지게 하지 말라. ⑨ 한울님(사람)을 싫어하게 하지 말라. ⑩ 한울님(하늘)을 굴하게 하지 말라. 등으로 120여 년 전 수운 최제우에 이어 동학의 2대 교조였던 해월 최시형 선생의 법설로 동학도들이 지켰던 십무천(十毋天)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다.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의 주요 사업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동학 강좌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며 전국의 동학 유적지 탐방 및 지역 또는 권역별 순례 벨트 개발 후 동학을 테마로 한 여행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며 서울 동학농민혁명 연구 활동을 통해 21c 동학 연구소 발족, 점차 동학 전문 상설 강좌로의 기반을 확충시키며 시민사회단체 진영에 동학농민혁명 소개 및 관련 문화 탐방, 동학형명 정신 및 가치계승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 지역 동학농민혁명 유족회와 협력 사업 및 서울 지역 기념사업을 활성화시켜 서울 지역의 동학농민혁명과 함께 3.1운동 100주년과 연계하여 반외세 항일운동 및 국내외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한다.
서울시 동학농민혁명 기념관, 기념탑, 동학 서울 시민공원 건립 기반을 확충하는 등 서울 동학농민혁명을 기리고 계승하는 등 사업계획서를 통해 창립의 포부를 밝혔다. 새롭게 출발하는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한다.
한편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의 자문위원은 윤석산 한양대 명예교수,윤경로 전 한성대학교 총장, 이동초 동학천도교인명대사전 저자, 염상철 천도교 종의원 의장, 임진택 연출가, 채길순 명지전문대 교수, 김원웅 전 국회의원 등이다.

취재·글● 신채원

 

동학농민혁명 서울기념사업회 창립선언문
동학의 사상과 혁명의 균형을 잡아 우리 모두의 동학혁명으로


우리는 시천주(侍天主), 사인여천(事人如天), 인내천(人乃天)과 같은 전 세계가 주목할 동학사상을 가지고 있다. 왕정의 시대에 이미 민(民)의 평등을 이야기했고,존재하는 모든 것은신(神) 아래에 있다고 여기던 시대에, 신과 인간과 뭇 생명의 공존(共存)·동등(同等)을 주장하는 사상의 혁명을 외쳤던 것이 동학이다.
모든 사람이 귀하고 평등한 존재라는 현대의 인권의식은 인간의 가치를 하늘과 공존·동등한 존재로 보는 ‘동학’에 이미 담겨 있었으며, 수운의 시천주 사상 이래(以來) 펼쳐진 해월의 삼경사상(三敬思想)과 이천식천(以天食天) 등의 가르침은 현대사회의 큰 과제인 생태,생명 문제의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부족한 오늘의 시대에 시천주(侍天主)의 ‘모심’과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섬김’의 추구는 또한 얼마나 중요한 가르침인가?
이러한 동학사상을 바탕으로 보국안민, 척양척왜, 광제창생의 깃발을 들고 백정, 농민,상인, 양반, 노비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람이 하늘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 몸을 던졌던것이 동학농민혁명이다. 나아가 이후에 전개된 의병투쟁과 항일 독립투쟁, 민주화 운동등의 위대한 역사 전개에도, 역시 그 바탕에는 동학의 정신이 깃들어 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제 우리는 동학의 스승과 희생된 선열들의 꿈과 가치와 정신이 ‘지금 여기에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동학농민혁명을 이어받아 동학사상을 실천하고 ‘다시개벽’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는 동학의 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의 균형을 잡는 데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동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 풀기, 동학문화의 형상화, 동학생활의 일상화, 그리고 이러한 정신이 확산되어 진행되는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에도 적극 참여 할 것이다.
오늘은 또 하나의 위대한 역사가 탄생하는 날이다. 우리는 지혜와 힘을 모아 남녀노소와 빈부의 차별 없이 사람을 하늘처럼 모시는 동학 정신이 살아나는 세상, 만유와 더불어 모심과 섬김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조화가 이루어지는 사회, 후손들에게 부끄럽지않고, 세계인들에게 자랑스러운 동학정신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더불어 함께’ 노력할 것이다.

2017년 9월 23일(토)
동학농민혁명서울기념사업회
최·보·따·리·인·문·포·럼


왼쪽부터 김기준 공동대표, 윤경로 자문위원, 윤석산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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