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기록영화 전국 순회상영
지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본지에서 후원하고 있는 오충공 감독의 작품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기록영화전국 순회상영이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다. 2016년 8월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영화 상영과 사진 전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청주와 대구 등 전국으로 확대하여 영화 상영과 함께사진 전시,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개벽신문 60호 기사 참조)
이번 순회 상영은 올해 초 결성된역사바로알기시민모임의 주최로 이루어졌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있었기에 많은 관객의 참여는 기대하지 않았으나 우려와는 달리 서울에서는
100여명, 부산에서는 90여명의 관객이 영화 관람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1월 23일, 서울
서울상영회는 역사바로알기시민모임이 주최하고 서울시 김혜련 의원실에서 후원하여 서울시 서소문 청사 제2별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행사를 준비하며 웹자보를 만들고 언론보도와 sns 등을 통해 홍보하였고, 그과정과 함께 사전에 미리 구글닥스를 이용한 관람 신청을 받았다. 상영회 홍보 3일 만에 100여 명의 신청자가 사전 신청을 했다. 신청자들은 학생, 교사, 시민운동가,언론인, 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행사 당일에는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이 행사장을 찾았고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의 종 ‘보화종루’를 직접 일본 치바현의 관음사에 세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 상영을 앞두고 관객들은 숙연해진 분위기였다.
관객들은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1983)과 올해 제작발표 예정인 <1923제노사이드, 93년간의 침묵>(가제,예고편)을 관람하며 곳곳에서 탄식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에는 예상치 못했던, 그래서 더욱 반가운 게스트가 등장했다. 영화 <후쿠시마의 미래>(2013), <순천>(2013)을 제작한 이홍기 감독이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였다.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충과 이 사건에 대해 일본에서 바라보는 시선, 현재 제작하고 있는 세 번째 작품의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1월 25일, 부산
서울 상영회를 마치고 오충공 감독의 촬영 팀은 대구와 울산 촬영을 마치고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 한살림 등의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주관으로 진행한 부산지역 상영회에는 90여 명의 관객이 영화 관람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부산일보 등 지역 언론에서도 행사를 앞둔 며칠 전부터 큰 관심을 갖고 보도했고,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영화 관람 문의가 쇄도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9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의시민사회단체가 서로 연대를 이루고홍보를 도맡아 한 결과였다.
이날도 역시 반가운 게스트가 등장했다. 우창수, 김은희씨가 오충공감독을 환영하고 영화 상영회를 더빛나게 해 줄 노래공연이 관객들을 반겼다. 작년 보은취회 때 촬영을 위해 보은을 찾았던 오충공 감독과의 인연으로 부산지역 상영회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노래 공연과 영화 상영을 마치고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참상을 보고 자신들이 이 사건 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을 시작으로 행동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현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한시위에 대해, 또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의 이웃 국가의 피해자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질문들을 이어 나갔다.
의식 있는 시민들의 깨어있는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전국순회상영에서 희망을 찾다
이번 서울과 부산의 상영회는 새로운 희망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명절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분주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을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다.
전국순회상영의 가장 큰 목적은 아직 찾지 못한 유족을 찾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에서 누가, 왜목숨을 잃었는지 9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는 사실을 은폐했고 대한민국은 침묵했다. 가해자는 물론 증언을 해 줄목격자들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신문을 보고 구십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연락을 해 왔다. 소학교 시절 관동대지진을 겪고 살아 돌아오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89세 노인의 생생한 이야기는 말문이 막혔으며 일제 강점기 시절에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전해들은 이야기를 평생 품고 살아 온 88세 노인이 전해 준 일본어로 된 한권의 책은 손때가 그대로 제본 된 흔적을 보고 또다시 가슴이 먹먹했다. 한사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던 노인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오충공 감독은 이번 서울과 부산 상영회에서도 큰 희망을 얻었다. 외롭고 쓸쓸한 30여 년의 긴 여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옳은 길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용기를 얻었으리라.
한편 오충공 감독은 올해 세 번째 작품을 완성, 발표할 예정이며 곧 클라우드 펀딩과 스토리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할 예정이다.
공동체 상영 문의 serimbk@hanmail.net /010-8139-7008(국내 담당자 신채원)
취재 : 신채원|본지 편집위원 / 사진 : 정찬웅
위_ 이홍기 감독(왼쪽)과 오충공 감독
아래_영화상영회에 앞서 노래공연을 하고 있는 우창수, 김은희